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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왜구가 몰려오 든 곳
동장대를 오르며 생각에 젖는다.
동래 내성을 공격하며 왜란이 시작된 든 때 우리의 국토를 마구 유린하던 아득한 그 당시 송상현 부사가 저기 저 성루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초여름 한낮에 오르는 마안산은 임진년 그때 그 무덥던 장대와 고성이 지금은 무성한 수풀로 덮이고 적막이 감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꾹새 구성진 울음소리만 들리는 성벽아래 오솔길은 세월이 어디쯤에 와 있는지 조차 잊어버리게 한다.
건강을 위해 산들을 오르지만 역사의 裸地에는 숨길 수 없는 흔적들이 수풀 속 여기저기에서 그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여름 같은 더위에 흘리는 땀과 함께 역사의 흔적을 생각하며 산자락을 걸으면서 그때를 영감으로 떠올리면 어느듯 옛날이야기 속의 한 지점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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