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이야기(2) - 금정산성

금정산 이야기(2) - 금정산성

금정산성은 사적 제215호인 금정산을 중심으로 설치된 길이 1만 7336m, 높이 1.5~3.2m의 동래온천장의 북서쪽 해발고도 801m의 금정산정에 있는 한국 최대의 산성이다. 현재 원형 성벽은 약 4km만 남아 있지만 복원하고 있다.

최초로 축성된 연대는 모르지만, 성의 규모나 축조양식으로 볼 때 삼국시대에 낙동강 하류에 침입하는 왜구에 대비하여 쌓았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금의 금정산성은 조선 시대에 중축한 것이다.

1703년(숙종 29)에 경상감사 조태동(趙泰東)이 남쪽 끝에 있는 동래부의 방비를 위해 금정산에 축성할 것을 건의하여 둘레 9,011보, 높이 15척에 동-서-남-북 4문이 있는 산성을 쌓았다. 그 뒤 1707년 동래부사 한배하(韓配夏)가 둘레 5,643의 중성(中城)을 쌓고 시설을 보강했다.

1806년(순조 6)에는 동래부사 오한원(吳翰源)이 동문을 신축하고 서-남-북 문루를 다시 세워 그 길이가 32리였다. 산성의 성벽은 이곳에 많이 산재하고 있는 화강암을 이용해 축성했으며 수구문, 보루, 암문 등이 설치된 성이다.

성 안에 국청사(國淸寺), 해월사(海月寺)가 있었으나 지금은 국청사만 남아 있다. 1972년에 동문과 남문, 1974년에 서문과 수구문, 망루가 복원되었다.

금정산성은 현재의 금정마을 즉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일대를 성안으로 하여 그 외곽을 둘러싼 금정산을 이용한 산성이며 산성 마을 중간에 우뚝 솟은 장애를 기준으로 북쪽에는 고당봉이 있고 그 아래 북문이 있으며 북문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면 범어사가 나온다.

고당봉에서 남서쪽으로 쏟아지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보기 드문 계곡에 서 있는 아름다운 성루 서문을 만난다. 북문에서 남으로 내려가면서 성벽이 산의 능선 따라 잘 갖추어져 있고 그 중간에 제4 망루와 제3 망루가 지금의 부산대학교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부산 방면에서 오르기란 거의 불가능한 지형지물이다.

북문과 제4 망루 사이에 우뚝 선 원효봉과 의상봉은 금정산의 백미이며, 의상봉을 지나면서 나타나는 거대한 부채바위는 금정산이 위용 있고 아름다운 명산임을 보여준다. 제4 망루를 지나서 제3 망루는 금정구 동래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바위틈에 까치집처럼 자리 잡은 이 망루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건물이다. 제3 망루를 지나면 동문이 나온다. 동문과 서문은 아름다운 성루로 알려진 유명한 성문이며, 이 성루를 세운 석공과 그 스승 간에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동문 앞 계곡으로는 지금의 동래 쪽에서 산성마을로 들어가는 고갯길이 있으며 부산 동래 방면으로부터 산성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차도 고갯길이다.

이 차도로 산성고개를 지나서 남으로 계속 이어지는 성벽을 따라가면 성안 군마와 병사들의 식수를 해결했던 제법 큰 인공 호수가 산 중턱에 있다. 이 호수를 끼고 동쪽으로 얼마간 오르면 제2 망루가 나오며 이 망루를 거쳐서 계속 가면 금정산 금강공원 케이블카 상부 정 차장을 만나며, 호수에서 그냥 직진하면 남문을 만난다.

남문에서 서쪽 산등성이로 한참을 가다 오른쪽인 북쪽으로 꺾어 오래되어 많이 훼손된 성벽을 따라가다 보면 위세 등등 한 암봉 파리봉을 만난다. 파리봉에서 산성마을로 급경사를 타고 내려간 성벽은 계곡의 아름다운 성루 서문과 연결되며 끝이 난다. 이 동래 산성을 한 바퀴 돌려면 거리상으로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꼬박 2일은 걸린다. 성벽만 따라가려고 한다면 3일도 모자란다.

이 산성은 산맥 이론으로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해당하며 정맥 이론으로 낙동정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금정산을 중심으로 타원형으로 이뤄져 있다. 주봉(主峰)인 고당봉은 801m로서 주변에선 꽤 높은 산이며 서쪽으로는 낙동강을 끼고 침입하는 적들을 막아낼 수 있고 동쪽으로는 부산항 쪽으로 바다에서 침입하는 적을 막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멀리는 수영강(水營江)을 바라보며 가까이는 동래지역을 내려다보는 이 성벽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지형지물을 이용한 기막힌 방어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고당봉을 중심으로 몇 개의 큰 산봉우리를 아우르며 지나간다.

직접 성벽과 접해 있지는 않지만, 주봉 고당봉을 중심으로 북으로 장군봉(727m), 남쪽으로 원효봉, 의상봉, 상계봉(638m) 방향으로 제1 망루를 거쳐서 파리봉으로 연결되어 있다.
산세는 그리 크지 않으나 곳곳이 절벽이며 기암 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자연적인 조건을 이용한 우수한 성이다. 계곡마다 울창한 숲이 있으며 맑은 물이 항상 흐르고, 화강암의 풍화가 격렬하여 기암절벽이 절묘하며, 금정산성 자체가 아니더라도 이 지역은 부산이 자랑하는 관광 명산 지역이다.
 

<시니어리포터 정주호>
http://www.yourstage.com/newsinfo/travelview.aspx?thread=78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