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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전리 각석(川前里刻石) 과 반구대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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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川前里刻石) 탐방기

고대인의 갤러리(畵廊) 탐방- 국보 제147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다양한 아이콘들
고대인의 흔적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방문하고 역사-탐방기를 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산 207-8에 있는 천전리 각석(蔚州川前里刻石)은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서 덧새겨져 온 암각화이다.
태화강의 지류인 대곡천의 상류에 있는 이곳을 1970년 12월에 동국대학교 박물관 학술조사단이 발견했다. 공식적 학술조사 결과 1973년 5월 8일에 국보 제147호로 지정된 곳이다.

우리는 고대역사를 말할 때 타당한 유물이나 흔적을 기초로 해서 말한다면 주로 신석기 시대나 그 전후를 말하곤 한다.
많은 흔적들은 청동기시대를 지나면서 인류는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표시한 암각화들을 남겼으며 현재 그 내용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볼 수 있는 것들은 많다.
다만 그들의 일기를 쓰는 형식이나 신앙 같은 행사로 보이는 내용들은 대부분 이해하지만, 상당히 난해한 기하학적 무늬나 추상적인 문양들도 많은데 이것들은 섣불리 해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그 흔적이 별로 없는 어로 중심으로 살았던 바닷가의 고대인들에 대해서는 역사의 사슬이 불안전한 형태로 이어 짐으로서, 혹시라도 황당한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는 역사는 아닌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이곳을 둘러본다.
고대 역사는 내륙의 사냥 중심 생존사로 발달해오는 동안, 해양 중심 바닷가에서는 인류의 또 다른 생존문화가 있었을 것이다.
육지에서 떼를 지어 사냥을 했다면, 해양에서는 청동기시대 이전에 이미 포경을 했다는 명백한 그림이 여기 반구대에 있으며, 천정리 각석에는 피카소보다 더 난해하며 상상을 불허하는 고대 아티스트가 어떤 강력한 연장을 사용해서 남긴 그들의 예술적, 수학적, 공학적인 표현을 하고 있는 갤러리를 접하게 된다.

반구대 암각화를 볼 때마다 깊은 상념에 빠지게 되며, 그 오랜 세월을 물속에 잠겨서 강물에 씻기면서도 남아있는 이 귀한 기록물이 중요한 것은, 내륙에서 사냥하며 발전한 과거인들의 흔적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발전된 또 하나의 물로부터 전달되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발달된 수렵기구로 큰 고래를 사냥하는 그림이나 고기를 바위에 그린 그림은 그 시기가 현대인이 말하는 신석기 시대로부터 청동기를 시작하는 시기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물이나 어류들의 그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리 난해하진 않지만, 이웃해 있는 천전리 각석들을 볼 때는, 이 그림의 내용을 현대인들의 생각대로 유추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거나, 어느 유명한 학자의 학설을 인용해서 설명할 지라도 나는 별로 관심을 보이고 싶지 않은 탐방객이다.
왜냐하면, 현대인의 지식으로 그들이 남긴 무늬의 의미가 태양이라고 하든, 별이라고 하든, 물이라고 하든, 지도자의 영역이라고 하든, 주술적인 의미라고 하든, 그 바위그림을 그린 사람의 뜻을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메시지를 바위로부터 보게 될 때 이 땅에 숱하게 많이 그려진 종교적 의미의 불상 같은 조각품이 만들어진 시대와는 그 문화가 전혀 다른 시대의 작품들이기 때문에 감히 유추해서 생각하기를 두려워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어쩌면 하나의 고대인들의 작품 갤러리로서 또는  메시지 보드로서 역사적으로 귀중한 이 바위의 가치를 볼 뿐이다.
만약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온 어떤 가설이 시간이 갈수록 인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슬그머니 정설처럼 된다면 이는 불행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인 유물을 탐방할 때 나는 이런 것들을 파헤치는 학자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분이 우주적 넓은 통찰력으로 고대인들이 남긴 귀한 메시지 하나하나의 의미를 논리적 이해로 확실히 구한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 모르는 문양(Unknown Patterns)들을 혹시 조금이라도 추상적이거나 주관적인 해석으로 후학들을 헷갈리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유명한 어떤 gallery(화랑)에서 어느 한 작가의 그림을 대하며 제작자의 의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 그림 해석을 해서 그 그림이 전하려 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혀 엉뚱하게 왜곡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중요한 과거인들의 메시지일 수도 있으며, 자기들의 후손들에게 남기는 그들의 노하우를 기록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그들의 언어를 모르는 우리가 읽지 못할 뿐 적어도 여기 천전리 각석의 문양만큼은 어리석고 미개한 과거인들이 할 일 없이 새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시니어리포터 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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